'웨일스의 전설' 가레스 베일(33)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전격 은퇴 선언을 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다. 프랑스 국가대표팀 주장 위고 요리스(36)도 대표팀을 은퇴해 10년 간 찼던 주장 완장을 내려놓는다. 이로써 세계 축구계는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앞두고 있다.
베일은 10일 새벽(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역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베일은 "신중하게 고려한 끝에 대표팀은 물론 소속 클럽에서 즉각적인 은퇴를 선언한다"고 언급했다. 베일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FC 소속이다.
베일은 그간 선수로서 지나온 과거를 되짚었다. 그는 "사우스햄턴에서 LA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자부심과 큰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클럽 경력을 만들었다"며 "조국 웨일스를 위해 111번 뛰었고 주장을 맡는 꿈을 이뤘다.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를 하겠다는 꿈을 이룬 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행운"이라며 "그것은 내 인생에 최고의 순간들을 안겨 주었다. 지난 17시즌은 최고의 시간으로 가득했고, 내 인생의 다음 장이 무엇이든 이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감회에 젖었다.
그러면서 베일은 "나는 인생의 다음 단계를 향해 기대를 하고 나아간다. 변화와 전환의 시기이자 새로운 모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은퇴 후 앞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웨일스 카디프 출신 베일은 2006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스햄턴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이듬해 토트넘으로 이적해 기량을 쌓으며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했다. 2013년엔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는데 당시 이적료가 역대 최고인 8,600만 파운드(약 1,300억 원)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리그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회 등 우승 경험을 쌓으며 커리어를 완성했다. 손흥민(토트넘)과의 인연은 국내 팬들에게 어필했다. 2020~21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당시 지네딘 지단 감독과의 불화 등으로 다시 토트넘으로 임대되면서 손흥민과 함께 경기를 뛰었다. 손흥민은 베일의 은퇴 선언에 "토트넘의 레전드이자 축구의 레전드다. 놀라운 커리어를 달성한 것에 축하를 보낸다"고 SNS를 통해 전했다.
국가대표로서 64년 만에 웨일스를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잦은 부상 등은 '자기 관리 소홀' 등의 비판을 받았고, 골프에 매진하기도 해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