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실점을 허용하지는 않고 있었다. 에릭 다이어와 토비 알더베이럴트는 육탄 수비를 보이며 몸을 사라지 않았고, 위고 요리스는 또 하나의 '인생 경기'를 펼치며 맨시티의 파상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연장전으로 경기가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시점. 토트넘은 또다시 실수때문에 무너졌다. 후반 37분 프리킥에서 아이메릭 라포르트를 완전히 놓치며 헤더 결승골을 내줬다. 토트넘이 지역 방어를 펼치고 있었지만 세트피스에서 상대 센터백을 견제하는 건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다. 라포르트를 막았어야 했던 건 시소코였다. 하지만 시소코는 안일한 수비로 라포르트에게 너무 쉽게 헤더를 허용했다.
시소코의 수비는 2년 전에 펼쳐진 리버풀과의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 떠오르게 만들었다. 당시 토트넘은 전반 23초 만에 시소코가 어이없는 핸드볼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선제 실점을 내준다. 리버풀은 선제골의 우위 속에 손쉽게 경기를 운영해 승리를 차지했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기에 단순히 한 선수의 실수를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시소코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진출한 UCL 결승전에서도, 13년 만에 무관의 고리를 끊을 수 있었던 이번 결승전에서도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