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에 탁월했던 그지만 실상 축구를 즐긴 건 아니었다. 특히 중앙 공격수로 나선 2008-2009, 2009-2010시즌이 그랬다. 한국 시간으로 11일, 영국 BT 스포츠를 통해 한 10년 만의 고백이다.
루니는 “해당 두 시즌에 혼자서 9번으로 뛰었다. 다른 때에는 여러 자리를 옮겨 다녔지만 말이다. 사실 경기를 즐기지 않았다. 늘 주도적으로 경기에 참여하고 싶었다”라고 소회했다.
중앙 공격수는 경기 중 상대 센터백을 늘 맞닥뜨려야 한다. 그만큼 압박이 거세기에 공을 소유할 시간이 많지 않다. 직접 공을 잡고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게 그가 경기를 즐기지 못한 이유였다. “당시 2년 동안 경력 중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그러나 늘 피치에 나와 두 골을 넣고도 ‘끔찍했다. 공을 많이 만지지 않았다’라고 생각했다.”
두 시즌 동안 루니는 많은 골을 넣고도 상복이 없었다. 2008-200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차지했으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 0-2로 졌다.
이듬 시즌에는 시즌 34골을 넣고도 첼시에 밀려 리그 2위를 기록했다. 2009-2010시즌 루니를 득점왕애서 밀어낸 건 디디에 드로그바였다. 리그 29골을 넣어 26골을 넣은 루니가 2위로 밀렸다.
이후 루니는 더 내려온 위치에서 경기에 관여했다. 본인이 직접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에게 요청한 덕이다. 이후 팀을 떠날 무렵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내려와 전방으로 공을 보내는 역까지 수행했다. 득점은 적었을지언정 진정으로 행복했을 테다.